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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품 팔아 번 돈으로 장애인·탈북민 고용 ‘Good job’!

2부, 대기업·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 <15> 이마트-굿윌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데 쓰겠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조용하던 서울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 매장 입구가 순간 쩌렁쩌렁 울렸다. 이마트에 장을 보러 온 고객들과 매장 판매사원들이 입던 헌옷과 창고에 남아 있는 판매견본 옷가지를 기부함에 집어넣자 굿윌스토어 양천구점에서 파견 나온 탈북민 출신 김영철(가명·31) 씨가 허리를 꺾으면서 힘차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마트 목동점에 최근 설치된 굿윌 기부함을 알리는 홍보물을 나눠주다가 기증품을 들고 온 고객과 매장 직원들을 발견하자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달려 왔다. 김 씨가 재직 중인 굿윌은 기증품을 받아 판매하고 번 돈으로 장애인·탈북민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며 남는 수익을 사회복지 환경 개선에 쓰는 사회적기업이다. 김 씨와 함께 이마트 목동점에 파견 온 정선민(여·22) 씨도 탈북민 출신. 굿윌은 그의 첫 직장이다.


그는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고민이었는데 탈북민지원센터로부터 굿윌을 소개받아 운 좋게 취직할 수 있었다”며 “장애인과 탈북민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감싸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가족애’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탈북민 10명 중 7명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취업을 잘 못하는 데다, 어렵게 취업한 사람도 보수 등에서 차별을 받고 실망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굿윌은 분위기도 좋고, 스스로도 기왕 일하는 거 재미있게, 기분 좋게 일하자고 마음먹다 보니 평생직장으로 삼고 싶을 만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정 씨는 꿈이 뭐냐는 질문엔 “지금은 매장에서 일을 배우는 단계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일이 능숙해지면 통일이 된 다음에 북한에서 굿윌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고객 반응도 호의적이다. 어려운 경제형편에 꼭 돈을 내지 않아도 조금만 관심을 쏟으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부함 앞에서 만난 고객 이수영(여·32) 씨는 “집에서 입지 않거나 쓰지 않는 옷가지, 생활용품 등을 장 보러 오는 길에 들고 나왔다”면서 “거액의 금전이 아니더라도, 내가 입던 옷이나 주방에서 사용하던 주방기기, 책, 장난감 등도 훌륭한 기증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중고물품 기증을 통해 환경도 좋아지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자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듣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정영균(34) 이마트 목동점 파트장은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고객들이 놓고 가는 기증품들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온기가 남아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매장 안에 기증함을 추가로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2011년 12월 한국굿윌과 후원협약을 맺고 시민참여형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마트는 기부함 설치 점포 수를 현재 7개에서 연말까지 2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수거된 기증품은 패션의류와 잡화, 가전, 서적 등 2만 점에 달하며, 지난 3월에는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서울)에서 관련 바자회도 진행했다.


이마트는 또한 2009년 5월부터 서울시, ㈜우리아이친환경 등과 3자 협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의 친환경 상품을 6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우리아이친환경은 0세부터 7세까지 어린이와 어머니용 유기농 상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마트는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은 채 최소한의 매장 운영비만 받고 이 회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덕분에 이 회사의 이마트 매출은 2011년 10억 원, 2012년 11억 원으로 늘고 있다. 앞으로 이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를 1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그룹사인 신세계백화점은 2012년부터 시각장애 예술단인 ‘한빛예술단’을 후원하고 있다.


한빛예술단은 문화·예술·공연을 전공한 시각장애인 등이 몸담고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그동안 공연장소 확보에 애로를 겪어왔다. 신세계백화점은 1년에 5차례씩 문화홀을 공연장소로 제공하고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무명에 가까웠던 한빛예술단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천안 등 지방까지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지원을 통해 우수 사회적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소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관범·최준영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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